안녕하세요 디어리입니다 :D
7월 5일 오늘은 여러분께 [#취미생활] 주제로
휴게소버터구이님의 일기를 공유해드릴게요!
Written By. 한여름
포인트는 커피'병'이나 커피'잔'이 아니라 커피 그 자체입니다.
왜 이 생각을 여태 못 했을까요?
드라마 보면 굉장히 많이 나오잖아요. 물싸대기. 근데 이제 물을 커피로 바꾸고, 뺨이 아니라 명치를 가격하는..
근데 제가 마신 커피는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가운 커피이기 때문에 뜨거운 커피는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커피 없이 그냥 명치만 때려주셔도 좋아요.
안녕하세요. 부끄러워서 심장이 뛰는 건지, 커피를 마셔서 그런 건지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한여름입니다. 밖은 계속 비가 오고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인스타에 홍보글을 올리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실 줄은 전혀 몰랐어서 무섭네요.
어제 새벽에 영화 곡성을 봤을 때보다 지금이 더 소름끼치는 것 같아요. 저번 일기의 조회수는 100이 넘었고요. 좋아요는 11개네요.
저 지금 약간 영혼이 해체되고 있는 기분이에요. 음악을 들으며 쓰고 있는데 혼란스러워요.
제 일기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올리고 홍보한 것은 처음이라 이 관심이 좀 두려워요!
여러분.. 사실 저는 일기 쓰는 걸 싫어하거든요.
정확히는 내가 열심히 공들여서 쓴 일기를 보여주는 게 싫어요. 다른 사람이 내 일기를 읽고 나를 판단할 거라고 생각하면 자유롭게 내 감정을 기록하지 못할 것 같고. 잘 보이기 위해서 꾸미고, 속이는 게 싫어요.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제가 쓰는 일기는 저의 바닥 그 자체예요. 나쁜 건 다 글에 묻어두고 다시는 수면으로 올라오지 마라.. 그래서 완전 심해. 수압 굉장한 거 아시죠. 사람이 들어가면 바로 찌그러지는.. 그런 공간이에요. 그런데 진짜 웃긴 건 그렇게 들어오기 힘든 공간의 바닥을 제가 정리하고 있습니다. 와! 여러분들은 손 살짝 집어 넣어서 고운 모래만 쓰다듬고 가시라고요.
이렇게 된 거.. 약간의 검열을 통해 제 바닥을 보여드리겠단 말입니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를 추구하면서요.
진짜 죄송해요. 서론이 너무 길었죠? 한 줄 요약하자면 저의 어지러운 질환..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일기에서는 조회수 50과 좋아요 5개만 달성해도 성공한 거겠죠? 제 일기가 재미있다는.. 방증 정도는 될 것 같다고 봅니다.
첫 일기에서는 다음에 전시회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고 오겠다고 했었죠.
어제 엄청난 열기와 맞서 싸우며 애인이랑 종로구의 전시회를 마스터했어요. 더 정확히는 세미 마스터 했습니다.
둘 다 여기저기 돌아다닐 생각에 깜빡하고 예약을 못 해서 제일 가고 싶었던 전시회를 못 갔어요. 두 번째로 가고 싶었던 전시회도 못 갔어요.
이게 아닌데.. 여기 가고 저기 갔다가 카페 가려고 했는데 기분 좋게..
굉장히 허탈해졌습니다. 허리에 들어가 있던 힘이 빠져 나오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하마터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민속박물관 앞에서 엉엉 울 뻔 했답니다. 결국 저는 골목 사이를 누비며 흐느꼈습니다.
언젠가부터 속상하고 짜증나면 눈물부터 나오기 시작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아주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씨가 정말 좋았어요. 마침 가려던 카페에는 사람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스크 안으로는 눈물이 흘렀다 말랐다를 반복했어요.
길 한복판에 드러눕고 싶었어요. 덥고, 슬프고, 내가 너무 싫고, 짜증나고, 목마르고, 집에 가고 싶고, 사람 진짜 많고..
분명 집에서 나왔을 때는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거든요.
오.. 다른 의미의 비인가? 비.. 비를 생각하면.. 깡이 생각나고.. 깡.. 낑깡은 동글동글..
(그리고 잠시 사람들이 많은 이 공간에서 깡을 추는 리얼한 상상, 수치심을 떠올림)
머리를 깡! 하고 소리나게 치면 방금 그 바보같았던 일을 잊을 수 있을까?
망치로 내려치면 그건 죽을 것 같은데. 아프진 않지만 소리가 잘 나는 도구엔 뭐가 있을까?
사랑의 매. 안 돼. 지팡이도 땡. 다 마신 물병 괜찮네. 가위는 위험하다.
진짜 정말 무지 덥다. 여기서 집까지는 또 언제 가지?
그리고 내 얼굴 근육은 어떻게 생겼길래 대체 눈물이 뺨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입으로 고이는 거야?
짜.. 더러워.. 찌질하고.. 바보같다..
생각하며 계속 걸었습니다.
애인은 더워하는 절 위해 우산을 씌워주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이요. 웃겼습니다. 우리에겐 양산이 없었어요.
애인보다 키가 작은 저는 상대적 박탈감이 들었습니다. 나도 저 높이에서 우산 들어보고 싶다.
집 가기 전에 너 전에 먹고 싶다던 케이크 먹으러 갈까? 성신여대역이랑 보문역 사이에 있는 거기.
애인은 속상해하는 절 위해 딸기 생크림 케이크도 사주었습니다. 레몬에이드와 생딸기라떼도 함께요.
이건 더 웃겼습니다. 레몬에이드는 정말 달았고, 딸기 생크림 케이크는 시었어요.
그 무엇도 생각한 대로 되지 않네요.
그러나 언젠가 오늘의 경험을 시로 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결국에는 세 번째로 가고 싶었던 금호미술관과 네 번째로 가고 싶었던 갤러리밈, 두 군데만 다녀왔어요.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진은 정신적 자유로움을 뜻한대요.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건 비닐에 둘러싸이게 되는 건가 봅니다. 시체가 된다는 걸까요?
세 번째 사진은 도시의 축조 때문에 터전을 잃게 된 강아지풀들을 엮어서 만든 예술작품이고요.
마지막 사진은 귀여운 곰인형들의 야수화입니다.
사실 저는 불 타입 포켓몬입니다. 비가 오면 죽거든요. (불 타입 포켓몬은 죽지 않습니다. 근데 저는 그래요.)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엄청 습하고.. 재밌었어요. 그런데? 또 역시 여름은 끔찍하고..
에어컨이 있는 방구석이 최고네요. 일사병보단 냉방병이 나은 것 같아요.
곰곰이 생각해봤는데요. 제가 어제 펑펑 운 이유.
다음에 또 오면 되는 걸 왜 그랬을까요.
'다음'이란 건.. '나중'이기도 하죠. A라는 순간의 뒤에 따라오는 B를 다음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다음이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죠?
이번이 내 생의 마지막 기회였다면?
사고의 흐름이 이런 것을 보니.. 오호라.. 어쩌면 저는 그 누구보다도 하루와 한 번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고민 끝에 자기합리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 그런 사람이었다면 삶에 대한 애정을 아무때나 장소도 가리지 않고 눈물을 짜내는 것으로 표출하진 않았을 것 같네요.
다음 일기에서는 '일기'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까요. 가능하다면 시에 대해서도요.
더 멋있고 재치있는 일기를 위해 이런 서적도 구매했답니다.
여러분들에게 더 재밌는 글을 제공하고자 샀어요.
우측 상단의 '일기시대' 보이시나요? 제가 좋아하는 문보영 시인이 쓰신 에세이입니다.
다른 시집들은 그냥 제가 읽고 싶어서 샀고요. 사실 이미 다 읽었지만요. 소장.. 소장은 좋은 것입니다.
그럼 수요일에는 더 답답하지만 더 재미있는 일기로 돌아올게요.
전 왠지 모르게 답답한 게 재밌더라고요. 과연 그 답답함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궁금해지는..
당연하게도 저는 제 답답함을 해결할 줄 모르지만요.
아 맞다. 진짜 마지막으로 저번 일기를 보고 같은 학교 후배가 대체 '삶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life is a hobby는 생각해 봤어도 a boiled hobby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날카로운 지적이었습니다.
취미를 끓이고 삶으면 더 진국이 되지 않을까요?
그러나 너무 많이 끓이면 둘레를 잃을 것입니다.
모두들 취미 적당히 삶으세요. 제 건 벌써 곤죽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안녕!
* 제 이전 일기가 읽고 싶으신 분은 검색창에 '한여름' 치시면 되겠습니다.
* 인스타는 sun__app1e 입니다.
오늘의 일기는 유익하셨나요?
다음에는 더욱 유익한 일기로 돌아올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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